식물 대 좀비

Plants VS. Zombies



일명 식좀. 국내에 아이폰이 출시된 후 이런저런 커뮤니티마다 쩌는 중독성으로 소개가 되면서 크게 히트한 게임이다. 디펜스 장르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게임이 되기도 했는데, 나 역시 식좀 이전에는 디펜스 장르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었다. 혹자는 이미 "스타크래프트나 워3 유즈맵으로 디펜스 장르가 확립되었다"라고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것들은 유즈맵일 뿐이고, 디펜스란 장르로 정식 타이틀이 붙은 게임은 없었다. 이 글은 어떤 게임이 디펜스 장르의 시초인지에 대해서 관심을 두는 글은 아니니 일단은 패스. 

어쨌든 식좀하면 디펜스, 디펜스하면 식좀이 떠오른다라고 말할만큼 대표적인 디펜스 계의 명작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이 얼마나 임팩트가 강하고 대단했는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힐스브래드 구릉지 쪽 퀘스트로도 나왔다.) 게임 개발자의 관점에서도 한 번쯤은 꼭 해 봐야 하는 게임이지 않을까 싶다.


게임 내용은 캐주얼 게임답게 초간단하다.

  1. 태양 에너지(돈)를 모은다.
  2. 에너지로 식물을 구입(?)하여 맵에 배치한다.
  3. 식물이 몰려드는 좀비를 물리치는 것을 구경한다.
  4. 좀비가 방어선을 뚫게 되면 (집의 담장을 허물면) 게임 오버.


써 놓고 보니 게임 내용이 꽤나 단순하지만, 디테일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일단 좀비의 종류도 다양하고, 집을 방어할 수 있는 식물도 한 가지가 아니라 수십 종이다.


식물은 크게 세 종류로 분류해 볼 수 있는데, 첫째는 태양 에너지를 생산하는 해바라기, 둘째는 좀비를 공격하는 콩알탄을 발사하는 공격 담당, 셋째는 감자처럼 닥돌하는 좀비를 일시적으로 방어하는 방어 담당 식물이다.


플레이어는 이 세가지 식물 중 어떤 것이 가장 효율적일지를 빠른 시간 내에 판단하여, 태양 에너지를 모으면서 식물의 구입과 배치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좀비가 점점 증가하여 방어선을 뚫게 되고 결국 게임 오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식물의 구입과 배치가 말로는 쉽지만 실제로 해 보면 꽤 까다롭다. 태양 에너지가 있어야 공격 담당이든 방어 담당이든 식물을 구입할 수 있는데, 에너지를 모으려면 해바라기를 구입해야 한다. 그런데 게임 시작 얼마 후에 좀비가 한 마리 달려들고… 공격을 해야 할지, 해바라기를 심을지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좀비의 초반 러쉬(?)에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바라기는 공격 능력이 전혀 없고 좀비에게 몇 대 맞으면 죽어버리기 때문에 가급적 집(담장)에 가깝게 배치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웨이브(좀비 한 무리가 한 번 쳐들어오는 상황)가 진행될수록 좀비의 수가 더 많이 증가하는데다, 점프하거나 폭발하는 등 특수한 능력을 가진 좀비들도 생기기 때문에 각 식물의 배치에 상당히 머리를 써야 한다.


밸런스가 꽤 잡혀 있어서인지 게임 시작 전에 룰을 어느 정도 숙지했더라도, 실제로 해 보면 에너지를 모으면서 방어를 하는 것이 (스테이지를 클리어 해 나갈수록) 점점 어려워 진다. 어느 정도의 경험을 통해서 적들의 공격 간격을 예측하며 식물을 적절히 배치해야 하나의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식물과 독특하고 우스꽝스럽게 생긴 좀비, 그리고 절묘한 밸런스가 중독성까지 부여하는 이 게임은 명작이라고 충분히 부를만 하다. 디펜스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해 볼 정도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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