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나의 추억 이야기

Rampage

그 옛날 인터넷도 없고 PC를 가진 친구도 거의 없던 시절, 우리집에서 접대용으로는 초대박이었던 게임.
괴수 3마리를 움직여 고층 건물을 파괴한다는 심플한 내용의 게임이었지만, 무려 3인 플레이가 가능하고1 인간을 잡아 먹어(!) 체력을 보충한다는 다소 엽기적인 장면도 있다.
여차하면 친구끼리 서로를 공격해 먹는 막장 상황도 생길 수 있어서 우정 파괴 게임이 되기도 했다.


Zeliard

저주를 받아 석상이 된 공주를 구하러 용자 출동~ 이런 단순한 스토리를 가진 액션 게임이지만, 게임성만큼은 꽤나 훌륭했다. 당시엔 부드러운 동작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는 게임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젤리아드의 애니메이션은 매우 자연스럽게 보였고 액션성도 뛰어났다.
주인공 용자는 주무기로 검을 쓰는데, 초반엔 검신이 짧아 공격 거리의 압박감이 있지만 진행하면서 새로운 검을 얻을 수 있고 새롭게 얻는 검의 길이가 점점 길어진다. 그리고 사용 회수의 제한이 있긴 해도 꽤 여러 종류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특정 지형의 악영향을 막아주는 특별한 장화 아이템도 있었다.
게임 맵은 초반은 그럭저럭 생각없이 진행이 가능하지만, 후반부는 거의 미로 수준이다. 마을과 마을 사이의 이동은 항상 던전을 통해야만 해서 약간 불편한 편. 그리고 던전 곳곳에 있는 동굴 입구의 문과 출구의 문이 달라 헤메기 쉽다. 거기다 잠겨 있는 문을 열기 위해 맵의 구석구석을 뒤져 열쇠도 구해야 하고, 특정한 장소에서는 바람이 불어 강제로 이동시키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투명한 벽까지 있어서 난이도가 꽤 있는 편.
비프 음2으로 사운드를 구현했는데, 그 멜로디는 지금까지 기억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배경음이 워낙 좋아서 비프 음으로도 꽤 괜찮았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 사운드 카드로 젤리아드의 배경음을 들을 때의 그 감동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 외에 몬스터도 상당히 다양한 편이고, 몬스터들이 떨구는 Almas라는 물체가 있는데, 이것들을 돈으로 바꿔주는 은행이 있다. 특이하게도 은행에서는 돈의 입·출금이 가능하다.


Prince of Persia

'시간의 모래'라든지 '전사의 길'이니 하는 후속작들이 꾸준히 나왔기 때문에 게이머치고 이 게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신작이 더 이상 없어서 요즘은 있을지도? 젤리아드와 함께 세트로 기억나는 게임이다. 왜 세트로 기억나냐면 부드러운 동작 때문이다. 이 게임은 당시의 게임들과는 다르게 매우 사실적이고 부드러운 동작을 보여주는데, 이것만 보자면 추억의 게임 중에서 Top 1이다.
개인적으로는 단점으로 보는 것이 하나 있는데, 이동 중 반대 방향으로 전환하려고 하면, 전환이 바로 되지 않는 지연 시간이 있다. 이동 방향을 전환할 때 추가적인 몸의 동작이 있기 때문이다. (일명 상체 돌리기!) 하지만 그만큼 동작이 현실성 있게 보인다.
적과의 전투도 이런 부드러운 동작을 기반으로 하는데, 연속 공격이 되지 않는데다 함부로 적을 공격하다가는 반격을 당하기 쉽다. 때문에 전투는 '반격 후 공격'이라는, 약간은 수동적인 진행을 해야 하고 나름의 긴장감도 있다.
이 게임도 PC 사운드가 대중적이지 않을 때 나왔기 때문에 비프 음으로 사운드를 구현했다. 하지만 타이틀 화면이나 엔딩 외에는 효과음만 있고 배경음은 없다.


Night Hunter

상당히 오래된 고전 게임이다. 이 게임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당시 나의 XT에서는 램 부족3으로 실행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내 인생 최초로 램을 업그레이드 하게 만든 게임이기 때문이다. -_-;
요즘 같아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닐까 싶은데, 당시에는 요구 사양이 충족되지 않으면 아예 실행 불가인 경우가 상당히 자주 있었다. 특히 XT에서 286으로, 286에서 386으로… 이렇게 세대가 변하는 시기에 출시되는 게임이 그랬다.
아무튼, 게임 내용은 매우 단순한데, 주인공 뱀파이어를 움직여 출몰하는 인간들을 흡혈하고, 스테이지의 끝까지 가야 한다. 흡혈을 당한 인간은 뼈다귀가 되어 녹아 내린다. 등장하는 적들이 다양한 편인데, 활을 쏘는 궁수가 약간 까다로운 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주인공 뱀파이어는 변신이 가능해서, 박쥐로 변해서 날아다니기도 하고, 늑대인간이 되어 파워를 높일 수도 있다. 이상하게도 이 게임은 내가 엔딩을 보지 못한 게임이었다. 당시의 나에게는 난이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Thexder

이 게임이 기억나는 이유는, 사촌 형의 집에 놀러갈 때만 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촌 형은 MSX를 갖고 있었는데, 대부분의 게임이나 프로그램을 카세트 테이프4로 돌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 게임만큼은 테이프가 아닌 게임 팩으로 되어 있어서 매우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 게임도 배경 음악이 꽤 기억에 남는데, 타이틀 화면에서 무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가 흘러 나온다. 물론 그 당시에는 월광을 몰랐고, 게임 오버 상황에서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우울한 음악이라는 기억만 있었다.
주인공인 인간형 로봇을 움직여 적기를 파괴하고 스테이지의 끝까지 이동하면 되는 간단한 내용이지만, 게임성은 상당했다. 맵은 당시 나에게는 미로 수준이었고, 적으로 등장하는 물체들은 어렵기만 했다. 좁은 통로는 전투기로 변신하여 지나가야 하는데 넓은 장소에서는 로봇으로 변신하여 닥돌하는 적기를 파괴해야 한다. 전투기로 변신한 상황에서는 직선으로 이동하는 미사일로 전방 공격만 가능하다는 페널티가 있다. 로봇 형태에서는 강력한 공격이 가능하지만 점프 높이가 낮아 탐색 가능한 장소가 많지 않다.
그리고 하나의 스테이지를 클리어 했을 때의 묘한 쾌감(?)이 있었다.




  1. 키보드에서 여러 개의 키를 동시에 누르면 어떤 입력도 먹히지 않는 현상이 있다. 여러 개의 키 입력을 동시에 입력받을 수 있는 Rollover라는 기능이 없기 때문인데, 고가(?)의 기계식 키보드에서나 이런 기능이 있다.

  2. 비프 음은 컴퓨터를 켤 때 한 번 정도, 또는 하드웨어에 어딘가 이상이 생겼을 때만 울리는 삐~익 소리인데, 이런 소리로 무려 배경음이나 효과음을 구현했다. 이 시절의 PC에서 사운드를 들으려면 애들립이나 사운드 블라스터라는 사운드 카드와 스피커 한 세트가 있어야 했는데, 컴퓨터에서는 사운드 시스템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때였고 고가였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친구는 거의 없었다.

  3. 정상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 최소 640kb 이상의 메모리가 필요했다.

  4. 카세트 테이프를 끝까지 돌려야만 로딩이 끝나고 뭔가를 해 볼 수 있어서 그 기다리는 10~20여분의 시간이 너무나 지루했다.


'게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의 게임 #3  (0) 2012.11.12
아이폰 게임 이야기  (0) 2012.11.08
나름 최신 게임, 짧은 소감  (0) 2012.11.07
추억의 게임 #2  (0) 2012.11.06
데드 스페이스의 공포 요소  (1) 2012.11.02

+ Recent posts